Poem (시)

사랑의 침묵 / 도종환

mkpark2022 2008. 7. 14. 09:46

 

 

 

 

사랑의 침묵 / 도종환

 

 

꽃들에게 내 아픔 숨기고 싶네

내 슬픔 알게 되면 꽃들도 울 테니까

 

얼음이 녹고 다시 봄은 찾아와

강물이 내게 부드럽게 말 걸어올 때도

 

내 슬픔 강물에게 말하지 않겠네

강물이 듣고 나면 나보다 더 아파하며 눈물로 온 들을 적시며 갈 테니까

 

겨울이 끝나고 북서풍 물러갈 무렵엔

우리 사랑 끝나야 하는 이유를 나는 바람에게도 말하지 않겠네

 

이제 막 눈을 뜨는 햇살에게도

삶이 왜 괴로움인지 말하지 않겠네

 

이제 막 눈을 뜨는 햇살에게도

삶이 왜 괴로움인지 말하지 않겠네

 

새 떼들 돌아오고 들꽃 잠에서 깨어나도

아직은 아직은 말하지 않겠네

 

떠나는 사랑 붙잡을 수 없는

진짜 이유를 꽃들이 듣고 나면

 

나보다 더 슬퍼하며

아름다운 꽃잎 일찍 떨구고 말 테니까

 

'Poem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 속 오솔길 / 용혜원  (0) 2008.07.22
건강한 인연  (0) 2008.07.15
사랑은 / 이외수  (0) 2008.07.11
따뜻한 손처럼 / 용혜원  (0) 2008.07.11
어느 날 오후 풍경 / 윤동주  (0) 2008.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