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시)

사연 / 도종환

mkpark2022 2010. 10. 21. 21:48

 

 

 

사연 / 도종환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갈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