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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님과 함께 얼어 죽을지언정

mkpark2022 2007. 11. 1. 09:15

    
님과 함께 얼어 죽을지언정
  -김수온(金守溫 1410∼1481)-
겨울밤 두꺼운 얼음 위에
댓잎 자리 깔고 누워
님과 함께 얼어 죽을지언정
새벽닭아 울지 마라
 
어떤 사랑일까
겨울밤 얼음위에
댓잎 위에서
죽음도 두렵지 않은 사랑
방황하는 사랑의 노예들일까
추운 밤바람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
그저 그 사랑하나면 만족하겠다는
그 사랑은 무엇일까?
김수온은 불륜의 사랑을 한 것일까요?
 
세조 때 석학인 김수온은 신동으로 이름난 사람이었는데, 
책을 찢어서 외우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책을 한 장씩 찢어 옷소매에 넣고는 오가며 외우니,
다 외우면 책도 다 찢어지는 셈이지요.
한번은 신숙주가 귀한 책을 김수온에게 빌려줬다가 
하도 안 가져오기에 가보았더니 
벽에도 천장에도 책의 낱장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신숙주가 “이게 무슨 짓이오?”라고 따지자 
“앉아서도 외고 누워서도 외느라 그랬소”라 했다던가요.
요즘과 달리 조선시대 신동의 조건은 우선 잘 외는 것이었고, 
그러니 김수온 같은 기벽도 생길 법합니다.
책문으로 혹여라도 마음 무거우신 벗님들 계실까
(우선은 저부터..)
신동의 몰래한 사랑  걸어 놓아 봅니다.
출처 :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글쓴이 : 다모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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