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었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 때쯤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 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황량한 그곳에 홀로 서서
잠 못 들던 숱한 밤의 노래를 부르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어둠 속에
서글펐던 지난날의 노래를 부르리라
내가 한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간 그대는 바람이었네
*
'Poem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는 이런 사랑을 하고싶다 / 안도현 (0) | 2010.09.27 |
---|---|
愚心 / 안국훈 (0) | 2010.09.13 |
때로는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 롱펠로우 (0) | 2010.08.12 |
한 사람을 사랑했네 / 이정하 (0) | 2010.07.13 |
별 헤는 밤 / 윤동주 (0) | 2010.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