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Ragazza Con La Valigia (가방을 든 여인)
잠깐 다녀오겠다고 하고선,
길에서 짐을 내려놓고 그만 줄행랑을 친 그 남자(“Marcello'/Corrado Pani, 1936-2005, 로마)를 포기하지 않고 찾아 나선 “가방을 든 여인 “.'Aida'(Claudio Cardinale, 1938, 튜니지아)는 그 남자의 어린 16살의 동생, Lorenzo”(Jacques Perrin, 1941, 빠리)를 만나게 되는 데, “아이다”를 처음 본 ”로렌쪼“는 그만 첫눈에 연상의 그녀에게 반하고 만다. 상류사회의 부모에게서 거짓말로 돈을 얻어내어, 무일푼인 “아이다” 에게 옷가지 등을 선물하며 만남을 거듭하는 ”로렌쪼“. 그러나 뭇사내들에게 스스럼없이 접근을 하며 하루하루를 웃음으로 보내는 “아이다”를 바라보는 심정이 안타깝고 편치가 않다.
결국, 그의 열병 같은 풋사랑은 급기야 스승인 신부님까지 중간에 나서서 “아이다”를 만나고, 형의 이야기 등, 진실을 다 토로하면서 수습을 해보려하지만 ”로렌쪼“의 고집은 여전하고, “아이다”에게 치근거리는 사내와 치고 받고, 싸우면서까지 그녀를 보호하려는 ”로렌쪼“의 진심을 (처음에는 금전적으로 이용만 하려 하였으나)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받아 드리게 되는 연상의 여인,
“아이다”는 이제부터는 고향에서 착하게 살겠다고 ”로렌쪼“에게 약속을 하고,
마침내, 기차역에서 그에게 작별의 인사를 고한다. (그러나 ”로렌쪼“가 보지 않을 때, 기차를 타지 않고 다시 시내로 돌아가는 “아이다”의 뒷모습으로 영화는 묘하게 끝을 맺는다.)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당시에)얼마 되지 않았겠지만, 그러나 소위, 주제곡이라 불리던 (아래의) 색소폰의 연주음악으로 해서 제목만큼은 (대중적으로) 상당히 유명하였던 영화이다. 섹시한 창법으로 부른 “Ann Magret'의 노래로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 대에 널리 알려졌었지만 이미 1950년대부터 “Elvis Presley' 와 “Peggy Lee', ”Ella Fitzgerald', “Ray Charles' 등을 비롯한 여러 남녀 가수들이 부른바있는 미국의 스탠더드 재즈 팝송이다.
근래에는 신세대 인 “Eva Cassidy'도 리메이크를 했지만, 1960년, 당시에 이곡이 이태리에서도 대단한 히트를 하였음을 이 영화는 보여주는데, 일주일동안 자기 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단물만 다 빨아먹은 “마르첼로”가 “아이다“를 버리기 직전인 초반부 장면에서 카오디오 를 통해 이곡이 흘러나온다. 뜨겁던 사랑의 열기(Fever)가 식었음을 이곡이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56세의 많지 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Valerio Zurlini”(1926-1982, 이태리) 작가 겸 감독의 중기 작품(1976년까지 총 20편 감독)으로서, 이태리 'Neo - Realism' 스타일의 현실참여적인 시사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여행가방(La Valigia)을 든 채 떠돌이로서 (살아가기 위해) 뭇사내들과 어울릴 수밖에 없는 “아이다“를 통해 보는 사회상이 결국 이 영화주제의 큰 축인 셈이다.
1960년, 한해에만 “Rocco E I Suoi Fratelli”(1960)를 비롯하여, 무려 다섯 편 의 영화에 겹치기 출연을 한, 당시에 인기절정이었던 “Claudio Cardinale”(1938, 튜니지아) 가 그 동안에 나오던 수수한 모습과는 달리 섹시하고 요염한 이 “아이다“역을 잘 소화하였지만, “Cinema Paradiso'(1988)에서 영화감독 역을 맡아 유명한, Jacques Perrin”(1941, 빠리)의 19살 때의 청순하였던 모습이 아주 새삼스럽게 보인다.
아역배우로 1946년, 5살 때부터 영화계 에 입문하였던 그가 처음으로 타국에서(이태리와 프랑스 합작영화) 주연을 맡은 출세작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