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배워보기)

똑똑해야 할 때와 어리석어야 할 때를 판단하라

mkpark2022 2012. 7. 30. 15:09

똑똑해야 할 때와 어리석어야 할 때를 판단하라

 

子曰 "寧武子邦有道, 則知, 邦無道, 則愚. 其知可及也, 其愚不可及也."

자왈 "영무자방유도, 즉지, 방무도, 즉우. 기지가급야, 기우불가급야."

(제5편 공야장公冶長)

 

공자가 말하기를 "영무자는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그 지혜로움을 드러내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는 우둔함으로 가장했다. 그 지혜로움은 따라갈 수 있지만 그 우둔함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었다."

 

통찰력으로 스스로를 보호한 범려

변화무쌍한 세상만사 중에는 사람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게다가 모든 사물은 우리가 보지 못하고 예상치 못했던 모습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거울이 변화하는 사물과 환경의 법칙을 정확하게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기 인생의 진정한 주관자가 될 수 있다.

 

기원전 5세기, 오늘날의 쑤저우와 항저우 일대에는 오나라와 월나라가 서로 이웃한 채 중원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늘 전쟁을 벌일 궁리를 하고 있었다.

 

마침내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자, 오나라 왕 부차에게 패한 월의 왕 구천은 어쩔 수 없이 회계산으로 도망갔다. 그 후 굴욕적인 교섭을 통해 겨우 자신의 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패배의 모욕을 되새겨 언젠가는 복수를 하리라 다짐하며 와신상담했다.

 

20년 후, 구천은 결국 오나라를 멸망시켰다. 이때 월나라를 도와 전쟁을 성공으로 이끈 인물이 바로 범려이다. 그는 충직한 신하이자 대단한 지혜와 안목을 가진 인물이었다.

 

공을 인정받아 대장군으로 임명된 범려는 현실을 기뻐하기보다 오히려 다가올 미래를 걱정했다.

‘싸움에서 이겨 한껏 기세가 오른 군주의 수하에서 일하는 것은 화의 근원이 될 수 있다. 구천은 같이 고생할 수는 있지만 그 공을 나눠 가질 만한 인물은 아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범려는 즉시 관직을 내놓을 뜻을 비쳤다. 한편 그의 속뜻을 알 리 없던 구천은 한사코 범려를 말렸지만 그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구천을 떠나 제나라로 간 범려는 다시는 구천과 왕래하지 않았다.

 

제나라로 옮긴 범려는 정사에 관여하지 않고 아들과 장사를 시작해 엄청난 재물을 모았다. 그의 재능을 귀하게 여긴 제나라 왕 역시 그를 재상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모으는 일이나 재상이 되는 것은 분명 그 무엇보다 영예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 영예도 오래되면 화의 근원이 되는 법이거늘!"

범려는 또다시 자신의 모든 재산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는 제나라를 떠나 도지라는 곳에 정착했다. 얼마 후 그곳에서 사업을 시작한 그는 다시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범려는 이렇듯 남다른 지혜와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가 월나라를 떠나 제나라 왕의 부름마저 거절한 것이나 사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의 예리한 통찰력 덕분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철보신明哲保身은 명철, 즉 뛰어난 통찰력을 발휘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범려야말로 명철보신의 대가였다.

 

인생지침

중국 역사상 공을 세운 문신과 무관들은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들의 말로가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범려는 비범한 지혜로 천수를 누릴 수 있었다.

언뜻 보면 그는 분명 주는 떡도 사양하는 어리석은 인물이지만, 그 안에는 어리석음을 가장한 뛰어난 지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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