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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입조심하라

mkpark2022 2012. 8. 28. 11:57

 

항상 입조심하라

孔子曰 “侍於君子有三愆, 言未及之而言謂之躁. 言及之而不言謂之隱, 未見顔色而言謂之.”

공자왈 “시어군자유삼건, 언미급지이언위지조. 언급지이불언위지은, 미견안색이언위지고.”

 

(제16편 계씨季氏)

 

공자가 말하기를 “사람이 군자를 모실 때 세 가지 실수를 자주 범한다. 첫째, 때가 되지 않았는데 말하는 것으로 이를 조급하다 한다. 둘째, 때가 되었는데 말하지 않는 것으로 이를 숨긴다 한다. 셋째, 얼굴을 살피지 않고 말하는 것으로 이를 눈이 멀었다 한다.”

 

망언으로 화를 당한 하씨 부자

 

군왕을 모시는 신하가 왕의 속내와 표정을 살핀 후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로 인해 종종 생사가 갈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함부로 말을 내뱉어 윗사람의 분노를 샀던 전례는 역사상 수없이 많다.

 

남북조 시대, 대장군의 자리에 오른 하돈은 자만에 빠진 나머지 서슴없이 동료들을 비방하곤 했다.

 

얼마 후, 전쟁에서 공을 세운 하돈은 분명 왕이 큰 상을 내릴 것이라며 들떠 있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오히려 관직을 박탈당하고 만다. 그러자 분한 마음이 든 그는 왕의 전령에게 함부로 욕을 하고 말았다.

 

이 말을 전해들은 권신 우문호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 하돈에게 자살하도록 했다. 하돈은 죽기 전 아들 하약필을 불러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강남을 평정하고 나라에 큰 공을 세우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죽게 되었으니 네가 내 뜻을 이어 나가거라. 오늘 내가 죽는 것은 모두 이 혀 때문이니 너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말을 마친 그는 날카로운 송곳으로 아들의 혀를 찔러 잊지 못할 교훈을 남겨주었다.

 

세월은 화살처럼 흘러 하약필은 어느덧 수나라의 대장군에 올랐다. 하지만 그 사이 아버지가 남긴 교훈을 서서히 잊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아랫사람들의 원성을 샀을 뿐 아니라,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재상감이라고 공공연히 떠벌리고 다녔다.

 

얼마 후, 평소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양소가 상서우복사로 봉해지자 하약필은 분한 나머지 불만을 터뜨렸다. 소문을 들은 수 문제는 즉시 하약필을 잡아들여 그를 나무랐다. “자네는 세 가지가 지나쳤네. 질투가 지나쳤고, 자신이 남보다 낫다는 자만심이 지나쳤으며, 함부로 입을 놀린 경솔함이 지나쳤어.” 황제의 꾸중에도 하약필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황태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태자 양용과 나는 더없이 친밀한 사이라네. 태자는 아무리 중요한 기밀이라도 나한테는 다 털어놓지.” 그러나 훗날 양광이 형 양용을 폐하고 황태가 자리에 올랐다. 하약필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수 문제는 얼마 후 다시 하약필을 불러들였다.

“그대는 내가 고영과 양소를 재상으로 임명한 데 불만이 많다고 들었다. 사람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그 둘은 밥 먹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다’고 했다지?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인가? 혹시 황제 역시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가?”

 

그러자 하약필이 대답했다.“고영은 오랜 벗이며 양소는 제 외숙부의 아들입니다. 누구보다도 그들을 잘 알기 때문에 재상감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하약필의 신중하지 못한 대답은 곧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샀다. 자칫 그 화가 자신에게 미칠 것을 두려워한 대신들은 그동안 하약필이 조정을 비방했던 말들을 낱낱이 황제에게 고하며 사형을 주장했다.

 

이윽고 황제가 다시 하약필을 불렀다. “대신들이 모두 그대를 사형시키라 청하는데 혹시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가?”

 

황제의 말에 하약필이 간청했다. “저는 일찍이 폐하의 명을 받들어 장강을 건너가 진숙보를 생포하였습니다. 그때의 공을 봐서라도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그의 이야기를 들은 황제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나라로 출정했을 때 그대는 고영에게 이런 말을 했다지? ‘진숙보를 없애고 나면 황제에게는 더 이상 우리가 쓸모없을 것이오.’ 그때 고영은 ‘황제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오.’라고 대답했다더군. 게다가 진숙보를 쓰러뜨린 후 그대는 먼저 내이와 복사 자리를 요구하지 않았는가? 내 그대의 공에 맞게 상과 작위를 모두 내렸는데 어찌하여 또다시 그때의 일을 꺼낸단 말인가?“

 

그러자 다급해진 하약필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저는 분명 폐하의 두터운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러니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황제의 말에 크게 놀란 하약필은 더는 다른 사람을 비방하지 않았다. 황제는 그를 파면하는 것으로 일을 조용히 마무리했다.

 

인생지침

 

말은 일종의 예술이다. 말을 할 때는 내용과 방법이 모두 적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무지함이 드러날 수도 있고 성가신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윗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세기’를 조절해야 한다. 한마디 실수 때문에 화를 당한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교훈삼아 입을 열어야 할 때를 판단하고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그 방법 역시 항상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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