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시가지 -
거의 모든 차는 소형들이다.
주차된 차들은 앞 범퍼와 뒤 범퍼가 붙은 상태이다.
주차 전쟁은 파리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회가 왔을 때 주차하지 못하면 돌고 돌아야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는데 익숙해 보인다.
한국인 부부가 경영하는‘국일관’ 에서 저녁을 먹었다.
포도주로 입맛을 돋운 후 먹는 ‘해물찌게’는 한국에서 먹는 맛과 별 차이가 없다.
가격은 2만원 정도로 4배나 된다.
숟가락을 채 놓기도 전에 가이드가 또 재촉을 한다.
우리를 위해서라니 따라야지.
- 땅거미 질 녁의 에펠탑 -
땅거미가 질 무렵 에펠탑에 오르기로 했다.
프랑스의 교량기술자 ‘에펠’ 이라는 사람이 만든 에펠탑은 높이가
약 300m이며 파리시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고 한다.
한때 파리의 흉물이라고 100주년(1989년) 축제를 끝으로
철거하려고 했으나 송신탑으로의 효용성이 있어 그대로 두었는데
지금은 파리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관광자원이라고 하니 아이러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파리의 야경을 구경하는 관람료가 10유로나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파리의 야경, 조명을 비추는 개선문, 나폴레옹의 시신이
안장되어 있다는 돔성당(L' Eglise du Dome), 샹젤리제거리의 가로등,
세느강의 유람선을 제외하고는 어두워 별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다.
- 에펠탑에서 내려다 본 세느강 유람선 -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세느강 유람선 관광,
저녁 9시30분경 7유로를 주고 탄 ‘바토무슈(Bateaux-Mouches)유람선’은 허름하다.
천정이 없는 2층에 올라앉으니 굴뚝에서 나오는 디젤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래도 야경은 2층이 죽여준다니. 우리 말고도 한국관광객이 많아
정겨운 말이 들린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에펠탑의 모습이 붉은 조명을 받아 아름답다.
가까이에서 속살을 볼 때와는 색다른 느낌이다.
역사적인 건축물과 잘 어울리지 않아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멀리서 보니 신구(新舊)의 조화를 보는 듯하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 좋게보면 안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느냐는 진리를 떠올리게 한다.
유람선에 오를 때 가이드가 한국어 방송이 준비되지 않아
한국어로 된 브로슈어를 한권씩 주었는데,
유람선이 출발하자 귀에 익은 안내방송이 나온다. 먼~ 이국땅에서 우리의 말이
강바람을 타고 들려오니 대한민국 파이팅! 이다.
선착장을 떠난 유람선은 앵바리드광장 → …… →시테섬을 돌아 →
미라보다리 위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거쳐 → 에펠탑 → 선착장으로 돌아오는데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한강에 비하면 샛강에 불과한 ‘세느강’, 그래서 손에 잡힐 듯한
건축물과 조형물들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서둘렀는지 일정이 예정시각(11시 반)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끝났다.
덕분에 31시간이라는 하루의 피로를 푸는데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
프랑스에서는 제일 좋다는 별3개짜리호텔(NOVTEL, 한국의 모텔수준)에
여장을 풀고 유럽에서의 첫날밤을 맞는다. 그렇게 재촉하던 가이드가 웬일인지?
내일 아침 늦잠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 4시 경에 눈이 떠진다. 더 이상 잠은 오지 않는다.
호텔로비로 내려갔다. 주변을 둘러보니 일하는 사람들은 흑인,
아니면 남미계 혹은 동남아계다.
다민족을 수용하는 사회 구조 속에는 계층화된 삶이 숨겨져 있다.
투명한 유리벽을 뚫고 신분상승을 한다는 것은 감히 엄두를 내기가 어려운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의 일과를 정리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뷔페식으로 준비된 아침식단은 너무 부실해 보인다.
대부분 한국, 중국, 동남아에서 온 여행객들이다.
호텔로비에서 일행들과 아침인사를 나누는데
모두가 시차 때문에 새벽에 잠이 깬 모양이다.
실내화도 없고, 내부시설이 후지다고 하니,
가이드가 프랑스 호텔은 잠을 자는데 목적을 두지 서비스에 치중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리적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을 출발하자 유리창에는 빗방울이 간간이 날린다.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 끼여 있다. 시내를 벗어나는데 잠시 밀리는가 했더니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뻥~ 뚫려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에 달리는 차라고는 우리가 탄 차를 합해 고작 3,4대다.
남으로 달리기를 30여분, 먹구름은 온데간데없고 이내 파~란 하늘이 보인다.
- 끝없이 펼쳐진 평야지대 -
끝없이 펼쳐진 밭, 거두지 못한 ‘귀리(사료용 목초)’와 건초더미,
간간이 보이는 마을 외에는 보이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농한기라서 그런지 사람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산비탈을 깎아 밭을 일구어 살아가는 우리네 농촌과는 사뭇 다른 정경이다.
똑 같은 들판만 연속되니 하나 둘 꿈나라로 간다.
상황을 파악한 가이드가 먼저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자면서 말문을 연다.
프랑스 사람들은 현재를 위해 산다고 한다.
그래서 집을 사려고 아등바등 하지 않고,
자녀교육도 주어진 여건에 따라 공교육에 의존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다.
잠시 고속도로 중간에 있는 휴게소(주유소에 달린)에 들렀다.
통행차량이 없어 누가 있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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