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잡학 사전, 제2편 순천
KTX를 타고 순천 역에서 하차하여 선암사로 가는 중 과속으로 추월하는 승용차, 베를린에 교통단속정보를 알려주는 라디오 방송이 있었는데 베를린 시 경찰국은 이를 불법이라 하여 그 방송을 단속했는데 베를린 법원의 판결은 불법이 아니라는 것, 단속의 목적은 단속 그 자체가 아니라 사고예방이 목적이다, 단속카메라의 위치정보를 알려주면 단속의 효과가 증진되는 것으로 비공개되어야 할 이유 없는 정보를 유통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판단이고 공권력의 행사는 절제해야 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
또한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마약소지 혐의로 공항에서 체포되자 기자들과 인터뷰하면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국가가 왜 간섭하느냐 내가 내 몸 버리겠다는데···” 마약을 단속하는 이유는 마약하는 사람들은 마약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 완전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므로 무엇이 좋고 나쁜가에 대한 개인의 판단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비가치재인 마약 · 술 · 담배 · 포르노 등은 개인이 인지 못하는 유해한 부작용이 있다는 논거로 단속하는 것이고 숙취 때 분해되는 물질 중에는 우울감을 높이는 물질이 있는데 그러한 물질을 자극하는 것은 비가치재이다.
선암사에 도착하여 숲을 지나 선암사로 걸어간다, 선암사는 조계산 동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선승을 배출한 태고종의 본산으로 태백산맥의 저자인 조정래 작가가 대처승의 아들이란다, 일제강점기에 대처승이 흔한 일본 불교의 영향을 받아서 우리나라에 대처승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승선교(도를 깨달아 신선이 되는 다리)를 지나 신선이 내려온 자리라는 강선루를 지나 한참을 가도 일주문(사찰로 들어가는 절의 첫 출입문)이 보이지 않았는데 숲길 끝부분에 일주문이 있고 사천왕문은 보이지 않는다.
※ 태고종 : 고려 말 한국불교를 통일한 통불교의 전통을 계승한 정통종단으로 대처승(결혼한 승려)을 인정한다.
대웅전을 지을 때는 처마 끝 선을 뒤의 산자락 선하고 맞추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한다고, 봄이 되면 매화꽃이 만개하는 선암사, 여름엔 절 내에 푸르름을 선사하는데 600년이 됐다는 매화나무는 법정 스님이 보시려고 왔던 나무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 -무소유- 무소유에 대한 그의 가르침은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는데··· & “승주 선암사의 매화가 볼 만하다, 그 고풍스런 자태가 의연하고 기품 있는 옛 선비의 기상을 연상케 한다” -맑고 향기롭게- & “3월 중순 선암사의 매화는 아직 피어나자 않았었다··· 잔뜩 부풀어 오른 꽃망울 쪽이 어떤 충만감과 기대를 갖게 한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 “선암사 경내에 들어서자 양지바른 돌담 아래 여기저기 매화가 허옇게 피어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꿈같은 정경이다” -텅 빈 충만- 선암사 매화나무를 좋아하셨던 법정 스님은 조계산 너머 송광사의 암자 불일암에 계셨다
※ 법정 : 1932~2010년 한국의 승려이자 수필작가, 저서는 무소유 · 버리고 떠나기 · 오두막 편지 · 텅 빈 충만 등
유럽에 가면 베토벤이 잠시 머문 곳은 베토벤 기념관이 된 것처럼 큰 어른이 지나간 자리는 공간의 개념에서 속(俗)의 공간과 성(聖)의 공간으로 구분이 되어 특별한 장소 + 특별한 스님 = 성스러운 공간이 되는 것이고 또 그렇게 인지가 되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오게 되고 더욱 더 성스러워지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신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호모사피엔스는 구원이 불가능한 종 아닌가요?
인류가 영장류에서 진화를 하다 보니 지나치게 경쟁심도 강하고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잘 싸우고, 물론 파충류 때부터 있었다 하여 <파충류의 뇌>라고도 하지만 그래도 다른 종들은 영장류만큼 수선스럽지 않다는 것
다음 목적지는 순천만 국가 정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대한민국 제1호의 인공정원이고 한 바퀴 도는데 무려 5시간이 소요되는 곳, 장미정원의 데이트 코스라는 팻말 장미는 식용할 수도 있는데 맛있는 정도는 아니고 약간 시큼한 상태이고 맛있는 꽃은 한련화로 매콤하면서 산뜻한 느낌이다
이어서 순천문학관 코스, <김승옥관>으로 소설 무진기행의 저자, 김승옥 선생의 시대에 소설 쓰는 방법은 일본어로 먼저 구상을 하고 그걸 한글로 번역한 작가들이 많았고 김승옥이 연출한 1920년대 작품 <감자> 이 감자는 감자가 아니고 고구마로 당시는 고구마를 감자로 불렀다고 한다.
순천낙안읍성, 왜구가 쳐들어오면 모두 성안으로 피신해서 성문을 닫고 싸웠던 것으로 요새 마을에는 초가집 218채가 보존되어 있다. 권력의 서열이 밖으로 드러나는 게 건축물로 순천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오래된 빵집이 있는데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빵집을 한국인이 인수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일본식 건축물이 순천에 많이 남아있는 이유는?
벌교읍 한구석에 위치한 일식가옥인 보성여관은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지로 1936년에 개관하여 실제 여관으로 사용된 곳으로 시민 · 기업의 후원으로 복원사업을 거쳐 현재 숙박 및 다목적 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132호이다, 카페와 태백산맥 자료실이 있고 누구나 묵을 수 있는 숙방동도 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벌교꼬막정식으로 꼬막시락 국과 꼬막 무침외 다수의 반찬들··· 소설 <태백산맥>에는 꼬막 조리법이 나오는데 “감자나 고구마를 삶듯 해버리면 꼬막은 무치나마나가 된다, 시금치를 데쳐내듯 핏기는 가시고 간기는 그대로 남아있게 슬쩍 삶아내야 한다, 그 슬쩍이라는 것이 말 같지 않게 어려운 일이었다.” & “제대로 꼬막 맛을 갖추려면 고추장을 주로 한 갖은 양념의 무침을 거쳐야 한다.
벌교꼬막이 유명해진 이유는 소설 <태백산맥>에 꼬막이 나왔다고 해가지고 꼬막이 이 지역의 극상의 음식인 것으로 자리매김을 한 것, 문학평론가 48인이 뽑은 ‘80년대 최고의 문제작’ 1위인 대하역사소설 <태백산맥> 1권이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였고 10권이 완간되기까지 연재기간이 6년이나 걸려 각 권으로 발간될 때마다 마치 나오기만 기다렸다는 듯이 날개가 돋힌 듯 팔렸다는 것
<태백산맥>은 왜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였나?
80년 중반 대까지만 해도 빨치산 얘기를 문학에 쓴다는 게 불가능했고 쓴다 하더라도 공산당을 욕할 때만 쓸 수 있었던 것, 그러나 <태백산맥>은 민주화시대의 관점에서 보는 우리의 근대사를 보였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열광을 했던 것으로 그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의 반공교육은 공산주의자 · 북한의 빨갱이들은 머리에 뿔나고 얼굴이 빨갛게 그려졌고 1978년에 방영된 <똘이장군>은 돼지의 모습을 한 김일성과 포악한 북한군을 때려잡는 것이 주인공 똘이의 임무, 그런데 <태백산맥>에는 빨갱이들이 인간적으로 그려져 당시의 시각으로는 충격적이었던 것, 빨치산의 어원은 프랑스어 Partisan(파르티잔)으로 당원 · 동지를 뜻하는 Parti(파르티)에서 비롯된 말로 현재는 유격대원 혹은 게릴라와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태백산맥이란 용어는 일본 학자에 따른 것으로 현재는 선조들의 개념에 따라 ‘백두대간’을 사용하는데 지리산까지 ‘백두대간'에 속한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순천에서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일부 군인들이 일으킨 반란으로 토지개혁 · 무상분배에 호응한 좌익계열 시민들의 봉기가 이어졌는데 정부는 대규모 진압군을 파견하여 일 주일여 만에 전 지역을 수복한다. 일제에서 해방된 혼란스런 정국에서 좌익과 우익이 대립하여 빚어진 민족사의 비극으로 이로 인한 희생자는 군경과 민간인 등 7천여 명에 이른다.
왜 봉기를 한거죠?
한반도 전체에 사회주의 정권을 세우겠다고 혁명을 한 것, 그럼 왜 여수-순천에서? 일단은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통제력이 미치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꼽을 수 있고 <태백산맥>은 여순사건과 그 후 6.25전쟁에 까지 이르는 우리의 근대사를 담고 있는데 못 배운 등장인물들에게 공산당은 땅을 나눠주겠다는 것, 그런 것들을 공산주의로 이해하고 그렇다면 나도 같이 싸워서 땅을 가지고 살아야지 하는 등 다양한 동기로 빨치산들이 만들어지는 비극적인 사건
전남 보성의 <태백산맥 문학관>에는 한자 한자 써내려간 태백산맥 육필원고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200자 원고지 1만 6500매의 분량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 -조정래- 조정래 선생은 <태백산맥>으로 운명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데 태백산맥 소설 이후 대하소설 작가로 완전히 자리를 굳히셨고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 얘긴데 댁에는 태백산맥 원고가 세 본이 있다는 것, 본인이 쓴 10권짜리 한 본과 아들에게 매일매일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노력이 얼마나 큰 성과를 이루는지 직접 체험하라고 해서 아들이 1권부터 10권까지 손으로 받아 적은 사본과 아들이 결혼 이후 며느리가 또 쓰고 있다고···
유시민의 명문장 <항소 이유서> 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 배후조종자로 몰려 구속됐을 때 당시 유시민은 폭력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폭력범으로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유시민은 <항소 이유서>를 직접 작성하게 되었는데 당시 대학가에서는 화젯거리로 유시민이라는 한 사람이 사회에 두각을 나타냈던 사건이고 탁월한 논리에 판사들까지 돌려봤다는 명문장 “···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1985년 5월 27일 유시민-
본인이 그 글에 대해서 뭔가를 언급하고 싶었는지?
당시 1심에서 1년 6월형을 받았는데 나는 사실 한 대도 안 때려봤거든 그래서 관계가 없으니까 형사가 만나자고 해서 슬리퍼 끌고 동네 다방에 만나러 나갔다가 잡힌 것, 그런데 내가 진술조서도 안 썼는데 벌써 “유시민이 주범이라고 자백했다!” 고 발표되었던 것, 그래서 변호사가 항소이유서를 내야 하는데 각자 써보면 어때 하시기에 그럼 써보죠 했던 것
첫 문장부터 초고를 다 쓸 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리셨는지?
순수하게 쓴 시간은 한 14시간 정도로 항소 이유서는 세 부를 만들어 한부는 법원에 한부는 검찰청에 또 한부는 교도소에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먹지를 대고 써야만 했는데 초고를 쓰는 것도 없이 한자 한자 써내려가야 하는 것으로 200자 원고지 100장 정도의 분량이어서 단편소설 한편 정도
나중에 사람들이 돌려 읽고 유명해지는 상황에서 기분은 어땠는지?
변호사님이 그걸 읽어보시고 나서 우리 큰 누이를 불러서 나 혼자 읽기는 아까우니 좀 돌려보라고 주셨나 봐, 그게 복사에 복사에··· 이렇게 돼서 퍼져나갔다고 그러더라고··· 나오니까 학교 선배들이 오라 해서 맨 날 글 쓰는 일만 시키는 거야··· 그걸 하면서 아! 글 쓰는 일로 밥을 먹고 살 수는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그래서 소설 <달>을 창작과 비평(1988)에 발표하는데 병영 내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사건을 그린 작품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인가? 를 뇌 과학자에게 물었다
선천적 요소가 45%이고 교육 · 환경 등 후천적 요소가 55%정도 된다고 하여 <0.45가설> 이라고도 한다, 육필원고 시절에는 한 단락 정도는 미리 생각하고 썼을 것으로 선(先)구상 후(後)작성으로 80년 대 까지 원고 작성법
육필원고 세대와 컴퓨터 원고 세대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글을 쓰는 환경이 손으로 원고지에 육필로 쓸 때와 컴퓨터로 손쉽게 쓰는 상황일 때 ‘쉽게 쓰면 문학적 창의성이 훼손되는가?’ 에 대한 연구 결과 양은 늘고 질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예전보다 머리를 덜 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의 답은 예전하고 문체 등이 조금 달라졌다고 할 수 는 있겠으나 쉽게 쓰고 쉽게 결과를 보고 바로바로 고치는 방식이 나름 창조적인 활동이라는 것으로 방법이 쉬워도 창의성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결론이고 상황들이 계속 바뀌고 있을 뿐 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
우리가 핸드폰을 쓴 이후부터는 전화번호 하나 외우지 않고 노래 가사도 외우지 않는다. 그래서 (예전보다) 뇌가 점점 퇴화하는 느낌이 들고 디지털 치매에 걸린다고 걱정하지만 디지털 디바이스가 등장한 이후로 인간의 뇌를 덜 쓴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는 것으로 다만 다르게 쓰고 있다는 것, 옛날에는 이런 걸 외우는 일로 주로 머리를 썼지만 훨씬 많은 정보를 검색하여 읽고 많은 정보를 편집하는데 뇌를 쓴다는 것으로 세상이 녹녹하지 않아서 머리를 안 쓰고 퇴화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것
정박사는 <0.45가설>에 대해 언제부터 인지했나?
재능이 있다기보다는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기분이 좋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가 초등학교 4~5학년 정도였고 과학고 · 카이스트 진학 후 주변에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아 황당하더라는 것, 평준화하여 다른 수준의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평준화의 보완책으로 특목고처럼 따로 분리하지 않더라도 한 학교 안에서 탁월한 아이들을 위한 추가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
우리나라와 다른 미국의 영재기준, 우리의 경우 상위 2% 수준의 학생을 대상으로 집중 영재교육을 시키는데 미국의 경우 상위 30% 정도를 영재로 규정한다는 것이고 전통적인 최 상위 학생 대상 교육 외에 상위 30% 학생들도 재능개발 영재교육에 참여 가능하여 어떠한 영재라도 세상에 나가면 보통 사람들과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교육하는 것은 그것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
세계화장실협회는 2007년 화장실을 통해 인류의 보건과 위생을 향상하는 목적으로 창립된 국제민간단체, 25억 명 정도 되는 인구가 화장실이 제대로 없어서 불편한 삶을 살고 있는데 이들의 활동은 개발도상국 화장실 보급과 개선하고 전 세계 재난 발생지역에 화장실을 제공하고 세계화장실 기준표준의 재정 등을 담당하는데 한국화장실협회 회장이었던 고 심재덕의원이 창립했고 11월 19일은 세계화장실의 날
암을 정복하면 인간의 기대수명은 5년 증가하지만 화장실과 관련한 하수도를 정비하고 위생을 개선하면 인간의 기대수명이 30년 늘어난다는 것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을 연장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① 영양상태의 개선 ② 공중보건 정책(상·하수도 분리, 생활하수 처리, 위생 전염병 관리) ③ 의료접근성
화장실의 인류적 의의 외에 변에 대한 진실로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들 수 있는데 코끼리의 식사량은 하루 200Kg이고 70Kg의 변을 보는데 코끼리 똥 10Kg으로 A4용지 500여 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팬다 똥으로도 종이 카드를 만들 수 있는데 풀 속에 있는 섬유질 때문이라는 것, 사람은 섬유질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은데 건강한 사람의 변은 섬유질이 많아 물에 뜨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의 똥은 가라앉는다는 것
<순천문학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작가 김승옥 · 정채봉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김승옥은 196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며 감각적인 문체와 소설적 완결성이 돋보인다. 대표작은 <서울, 1964년 겨울> <무진기행> 등으로 그의 대표작 무진기행에서 무진의 모티브가 순천이었다고 한다, 무기력한 현대인의 주인공에 독자들은 자신을 덧대보기도 했다는데 김승옥 작가가 각색한 영화들의 자료나 육필원고 등이 전시되어있다, 이상 문학상 1회 수상자이고 동인 문학상 등 대종상 · 각색상 다양한 시상자
김승옥 선생은 대작가로 60~70년대의 대중정서를 자극했던 작가인데 지금 젊은 세대가 그 소설을 읽으면 어떻게 느낄까?
<무진기행>의 스토리는 멜로물로 아내와 장인의 도움으로 제약회사 전무가 될 ‘나’ 잠시 서울을 떠나 고향 무진으로 내려간다, 한 여성을 만나 짧은 연애를 하지만 아내의 전보를 받고 몽환에서 깨어나 듯 무진을 떠나는데 문장들 하나하나는 감수성이 매우 뛰어난 작품
뇌 과학자가 보기에도 <무진기행>은 흥미로운 것으로 문제의 상황에 처한 남성의 전형적 행동을 볼 수 있는데 좋은 상황에 처한 남성은 돌진하고 불리한 상황에 대처하는 남성은 숨어버린다는 것, 부부싸움 할 때도 남자들은 방에 틀어 박혀버리거나 말을 하지 않는 메소드 연기를 펼치듯 <무진기행> 주인공 역시 서울이라는 현실에 적극 대처하지 않고 고향(무진)으로 돌아가 은둔하고 계속 외면하며 회피하는 심리들이 잘 묘사되어있다는 것
문학가가 <무진기행>을 분석해 보니 기(起)가 10단락이면 승(承)·전(轉)·결(結)도 모두 10단락으로 수학적 균형이 잡혀 있고 이러한 소설이 많지 않은데 단순히 이게 어떤 얘기냐 · 문장이 어떠냐? 를 떠나서 작품의 내적인 균형도 매우 중요하여 김승옥의 작품에는 문장 하나하나를 넘은 큰 리듬이 있다는 것 그래서 김승옥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한 호흡에 후루룩 넘어가는 느낌이 있다는 것
유시민 작가가 <무진기행>을 읽고 느낀 감정은 이게 뭐야? 문장 하나하나는 멋있는데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뭐지? 하는 느낌? 문학 작품을 읽는 시기와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여 한 작품에 대한 합의된 하나의 평이 있기는 불가능하고 각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에 소설이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의 다양성이 감정의 다양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를 들면 학생운동 팸플릿을 쓰는데 탐미주의적 소설을 읽으면 뭐야?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 90년대 초반쯤에 노동문학만 10년, 운동권 후일담을 4년 읽다가 누가 김승옥 작가의 작품을 권한다면? 그때는 또 새롭게 마음속으로 다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독서는 절대적이기 보다는 상대적이고 가변적이라는 것
조선시대 조정에서 지방의 각 행정단위에 설치했던 유학 기관인 향교는 지역사회 지식의 거점으로 지금은 그렇질 않지만 향교의 교생은 과거 응시 자격 등의 특진이 있었고 향교 유생들은 군역이 면제, 조선이 망한 이유 중의 하나가 지배계급이 군대를 가지 않은 것, <양인개병제>는 천인과 노비를 제외한 모두 군역의 의무가 있고 대신 재력이 있으면 군역을 재력으로 대신하여 면제 가능하여 옷감이나 곡식을 내고 면제 받기도 했던 것, 동대문 시장은 조선시대부터 있던 시장으로 조선시대 군인은 군복구매를 스스로 했어야 했기에 징집명령이 떨어지면 군복용 포목을 챙겨 동대문 시장 근처에 가서 옷을 해 입었던 것이 동대문시장의 효시라는 것
마지막 질문으로 알파고와 알파고가 붙으면 어떻게 될까?
이세돌의 상대 알파고는 인간 바둑 16만 개의 기보를 입력하여 계속 바둑을 두게 하여 이 정도면 아마 9단 정도의 실력이 되겠다 싶어 이세돌과 대결을 했던 것, 후에 알파고들끼리 두도록 했더니 그들이 만든 기보가 3,000만 개가 되더라는 것, 그래서 커제 상대의 알파고에게는 사람 기보 16만 개 없이 시작하여 알파고들끼리만 계속 둬서 쌓은 실력으로 인간의 바둑은 미지의 세계여서 이들이 인간처럼 둘지, 또는 어떻게 이길지가 흥미로운 질문이었는데 막상 대결을 하고 보니 게임이 안 되도록 알파고의 대승, 그런데 알파고가 사람이랑 비슷한 방식으로 두게 되는 걸 보면서 지금까지 인간이 두는 방식이 괜찮은 방식이었구나! 하고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 그게 아니라면 인간인 커제에 대응하다 보니 인간적으로 두었을 것이 아닐까 하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
그러면 알파고들끼리 싸우면?
이겼다 졌다 할 것으로 왜냐하면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계산해서 결과 값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예를 들어 앞 수를 예측할 때 천만 번쯤 계산을 해야 한다면 그중 랜덤으로 십만 번을 추려서 시뮬레이션을 해서 두는 <몬테카를로 방법>으로 두는데 십만 번을 추리는 과정에서 어떻게 랜덤하느냐? 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다는 것
※ 몬테카를로방법 : 카지노가 있는 모나코의 몬테카를로라는 도시에서 이름을 따온건데 계산하려는 값이 복잡할 경우 근사적으로 계산하는 것
이러다간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지배되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인간이 지배받지 않는 이유는 컴퓨터에는 지배 욕망이라는 고등한 기능이 없기 때문으로 이들에게 지배 욕망의 칩을 넣는 다는 것은 원숭이가 컴퓨터를 쳐서 <햄릿>이 나올 확률이라는 것,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큰 자루에 항공기 부품을 넣고 마구 흔들어 여니 항공기가 조립이 되어 나올 확률,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① 자기 자신을 의식할 것 ② 지배하고 싶은 욕망을 가질 것 ③ 인간에 적대감을 가질 것, 이러한 요소들이 필요한데 우리도 우리가 왜 감정, 의식, 욕구를 가졌는지 모른다는 것으로 뇌가 수학과 언어를 쓴지는 약 만년이고 의식, 욕구, 감정을 가진지는 수십만 년이 넘고 특히 감정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능으로 우리도 왜 가졌는지 모르기 때문에 인공지능에게 주입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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